2기 2021년

정기수 ㅣ 매년 10개월간 약 10개국 이상 세계여행을 하는 프로그램’ 입니다.

여행지 : 코로나가 잠잠해질 때까지 국내여행


4번 이라영의 마지막 일주일 보고서 <안녕> & SPEAKING_내가 죽고 난 후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정재경
2022-01-20
조회수 176

제목: 안녕

 

처음 3주가 지났을 때 그 하루조차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지나갈 수 있을까 싶어 마음이 괜스레 불안해졌다.

2백몇 일에서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이 겨우 2일, 2일 남은 것이다.

3주가 지나는 시간 동안, 아니 10개월이란 시간 동안 나는 무엇을 남겼는가 에 대해 고민했다.

작은 벽화?

작품?

글쎄…. 시끄럽게 장난을 치고 웃는 아이들 속 유일하게 펜을 잡은 이 시간,

나는 혼자 멈추어 있다.

문집에도 썼듯 이 또한 지나가는 ‘역’ 중 하나겠지

사실은 이건 엔딩이 아니니까.

그러니까

새드 엔딩이라고 슬퍼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이건 엔딩이 아니니까.

하반하에서의 졸업은 웃음꽃이 피어난다.

그 누구도 울지 않는다 (지금은)

그러나 이게 서운했던 어린 나는 이미 지나갔다.

아마 우린 이게 마지막 만남이 아님을 마음속으로 알고 있던 것이겠지.

모두가 이어진 이 반동 속에 나 또한 파도가 되리

종은 쌤과의 달리기한 지 10일 차, 난 내가 변화한 것을 느꼈다.

과거의 나와 다른 모습….

그럼 그때의 난 부끄러운 모습이었을까?

그때의 난 나라 할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인간은 하나의 양파인지도 모른다.

계속 새로워지니까

그러나 그 하나하나의 껍데기도 또 하나의 나이다.

반동 속 세상인 곳에서 과거의 나의 몸부림이 지금의 나의 반동을 만들었다.

아마 그 어린 과거의 나는 아직도 마음속 깊숙이 있을 것이다

아님 이미 나일지도

그러나 그게 누구든 이라영이니까.

난 이라영으로 살려 한다.

이번 년도 프로젝트인 이라영으로 살기-

내가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 인생을 여유롭게 즐기며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가며 산다는 것

얼마나 멋있는 삶인가?

그래서 나는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이제 외롭지 않다.

이제야 날 이렇게 이끌어준 반동을 보았으니까.

과거의 나의 발버둥 사람들의 일으킴

나는 이제 이것들의 파도를 나 스스로 만들까 한다.

 

-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

제일 힘들고 아팠을 분들

어쩌면 그 딸은 좀 더 철이 든 것 같습니다.

어리고 철없는 딸의 빈자리가 많이 허전했나요?

난 그대들의 어깨와 품이 너무나 그리웠습니다.

그러나 그만큼이나 난 이곳에서 사랑받았습니다.

사랑하는 부모님.

난 이제야 내가 공동체임을 알았습니다.

내가 혼자 있어 보여도

난 이미 이들과 이어져 있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도 그러셨나요?

난 아직도 인생을 모르지만 그러기에 믿음을 가지려 합니다.

나의 행복에 말이죠.

사랑해요, 엄마 아빠

 

 

 

 

시즌 소감

 

시즌은 나에게 또 다른 테스트였다.

나는 이테스트로 나의 성격을 알 수 있었고

나를 좀 더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내성적이어도 어때?

그저 난 혼자 단단해지는 중인걸

친구-

난 친구-를 만드는 법은 좀 안 것 같다.

 

2. 시즌 활동 중 좋았던 3개

 

첫째는 정적대화였다

아마 많은 이들이 이 대화 시간을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난 이 시간에 너무 배운 것이 많았다.

선생님들의 충고, 조언

나는 배운 게 많았다.

진지한 생각을 같이 나누어볼 시간이 주어졌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일까.

 

두 번째는 독서 시간과 스피킹시간이었다.

같은 맥락으로 같이 얘기를 나누는 이 시간이 너무나 좋았다.

누가 나의 얘기를 이렇게 진지하게 경청할 수 있을까?

 

3. 선생님께 한마디

 

사랑하는 선생님들.

저는 선생님께 많이 배우고 자라났습니다.

언제나 말씀드렸듯 제게 선생님들은 나무이자 커다란 그늘이었습니다.

제가 선생님들 덕분에 이렇게 잎을 내었습니다.

많은 태풍과 많은 아픔이 있었지만 사실 그것들은 이제 해프닝이지요.

사랑하는 선생님

제게 언제나 그 품을 주신 선생님

사랑합니다.

선생님과의 추억을 저는 언제나 품고 있겠습니다.

 

4. 시즌과 같이 프로그램한 친구 5명

 

모든 친구들이 제게 소중했습니다.

혼자 있는 저였기의 마음을 따듯하게 다가와 주는 이 친구들이 저로선 너무 감사했습니다.

언제나 웃어주던 마니또 민서, 언제나 얘기 걸어준 민정, 그리고 나와 비슷한 승규, 귀여운 승아, 주영이까지 모두 소중한 저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보다 많은 친구들 원혁, 지윤 원석, 서영, 서은, 예현, 영훈, 민재 그리고 그 추억들 전 너무나 마음이 따듯합니다.

그 웃음소리 가지각색의 색들…. 저는 언제나 기억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5. 시즌 소감

 

그냥 너무 빨랐다.

그렇게밖에 말할 수밖에 없다.

뭐지

싶을 정도로 너무나 빠른 시간이어서 잡지 못했다.

3주가 남았을 때의 그 걱정이 이젠 서운함이 된다.

3주가 3일이 남았을 때 다급했고

이젠 너무 슬프다.

보고 싶다 ---

말하지 않으려 해도

그렇게 참았는데….

이젠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난다.

그러나 난 웃으려 한다.

활짝

아직 끝나지 않은 우리의 만남은 난 기다린다.

 

 

스피킹: 내가 죽은 후에 어떻게 기억에 남을까?

 

 

난 자주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이 아이들에게 남을 수 있을까?’

‘내가 이 사람들에게 기억이 될 수 있을까?’

 

난 사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이다

그래서 아이들과 어울려 잡담을 나누지도 보드게임을 하지도 않는다.

애들과 떠들고 노는 것보다 책과 사색을 좋아하는 난

혼자가 되는 게 당연했다.

혼자-

말이다.

사실 조금 외로웠다.

나 혼자의 시간을 난 즐기고 내 인생을 살아간다. 생각했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나는 ‘짝’이 없었다.

홀로 남겨진 것 같이 이 시끄러운 삶 속 난 홀로 서 있었다.

어쩌면 단단해지는 중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 불안했다.

무리에 이끌려 거짓인 나로 살아가는 것보다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게 더 편한데도

난 ‘짝’이 없다는 데에 불안함을 느꼈다.

어쩌면 누군들 안 불안할 수 있을까.

-친구-가 없다는 느낌인데

그러나 알고 보면 난 많은 위로를 받고 있었고 난 많은 따듯함을 느끼고 있었다.

사랑하는 나의 마니또는 언제나 웃으며 자랑을 했고 난 그대들 덕에 웃었다.

사랑이란 얼마나 형용할 수 없는 말일까.

-친구가 떠나간 뒤 그 그리움

그것은 사랑이 아닐까.

난 이들의 이별에 울고 난 이들과의 추억에 웃는다.

어쩌면 이들이 날 기억 못 할지도 모르지만

아마 그건 거짓의 난 아닐 것이다.

이라영으로 살아가기, 거짓이 아닌 나로 살아가기

그러나 난 기억한다.

절대 잊지 못한다.

우리의 만남. 그리고 이별

난 그리 믿는다. 다시 있을 만남을….

난 기억되고 싶다

내성적이지만 착한 형님, 자상한 형님,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는 형님, 학생, 아우로

사랑하는 나의 사람들

그들의 반동이 지금의 날 이끌었고 만들었다

사랑하는 그들의 반동에 나도 나의 파도를 만든다.

날 기억해 주세요.

언제나 옆에 있을게요.

사랑해요

감사해요

 

 

 

--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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