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 8기 2017년

정기수 ㅣ 매년 10개월간 약 10개국 이상 세계여행을 하는 프로그램’ 입니다.

여행지 : 남아공  ▶ 나미비아  ▶ 잠비아  ▶ 탄자니아  ▶ 우간다  ▶ 케냐  ▶ 이집트  ▶ 벨기에  ▶ 프랑스  ▶ 스페인  ▶ 포르투갈  ▶ 터키  ▶ 인도  ▶ 필리핀


8기 출국을 앞두고

YUN
2020-08-13
조회수 217

어느 날 갑자기 1년 세계여행을, 그것도 아이들과 <학교>라는 이름으로 떠날 기회가 주어진다면 선뜻 나서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아무도 모르게 천천히 자연스럽게 준비가 되어온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선생님들과 아이들처럼 말이죠.


그러나 마음의 준비와 실력의 준비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제 자신에게 아쉬워하다가 끝날 한 해가 될거 같아 벌써 아쉽고, 

다른 한 편으로는 아이들과 함께 한 뼘 더 성장할 제 모습이 벌써 기대되는 지금 이 순간입니다.

또, 짧으면 짧다고 할 수 있는 10개월 간의 작은 순간들이 각자에게 평생 곱씹어볼 수 있는 먼훗날 

서로가 만났을 때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추억들로 남을거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선생의 '먼저 선' 보다는 학생의 '배울 학'이 더 익숙한 저에겐 <선생>이란 타이틀이 언제나 부담스럽습니다.

자칫 내 생각과 내 방식이 그들에게 강요되지 않을지, 내 경험이 곧 그들의 경험이 될거라 생각하며 

그들을 앞서 판단하지 않을지, 제 자신이 염려스럽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라는 이름 아래 제게 부여된 자리의 이름은 '선생님'입니다. 

아직 배울 것이 너무나도 많은데 누군가를 가르쳐야 한다니 조금 우습기까지 하지만, 

그 누구도 완벽해서 다른 이들을 가르치는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 가지를 교육하더라도 나를 위함이 아닌, 그들을 위함이 되어야하고, 올바른 방향과 태도를 가지고 임해야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게 말만큼 쉬운게 아니니 말이죠...^^


하반하에서는 일반 학교에서의 교사보다 훨씬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분명한 사실입니다. 

낮뿐만이 아니라 늦은 밤까지도, 자는 순간에도, 평일에 주말까지 모든 시간과 공간을 학생들과 공유하는 교사라니.

오후 네시, 아이들이 교실 밖을 나가는 순간부터 모든 책임과 의무에서 

'물리적'으로 해방되는 일반 학교의 선생님들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겠지요 ^^


일반 학교나 가정에서는 혹시라도 서로 감정이 상해 사이가 틀어질까 두려워 차마 들춰내지 않으려는 부분들을 굳이 꺼내보기도 하고, 

뚫고 들어가기에는 그저 짧은 시간 좋은 관계라도 유지하려 덮어놓는 부분들에 끌과 망치를 들고 달려들기도 합니다.


교훈적인 내용을 열거하며 착한척, 잘난척, 도덕적인척 할 수 없으며, 

내가 가르치고 싶은 것은 내가 먼저 행동으로 적용시켜 보여야만 그 다음 단계가 작동되는 가장 정직한 교육적 메커니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삶이 교육이 되고, 교육이 삶이 되어지는 특별한 환경 속에 아이들은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옆 친구를 안아주고 끌어주기도 하면서, 변화와 성장을 거듭합니다. 물론 그들과 항상 함께 하는 교사들도 아이들 못지 않게 많이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올 한 해 제가 변화하고 싶은 부분은 제가 갖고 있는 기준을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으면서 

새로움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유연한 마음을 갖는 것과, 지적할 것을 찾기 보다는 작은 것이라도 

아이들의 모습을 인정해줄 것들을 열심히 찾아보려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어떠한 형태로든지 인정을 받기 위해 살아가고, 

인정을 받는 다는 것은 각자가 자기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인지하게 하는 첫 번째 단계이니까요.


일년 간 함께 여행할 제가 그들에게 처음인 것처럼, 그들도 제게 처음이기에,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며, 무엇보다 칭찬과 위로와 격려를 통해 서로를 인정하고 세워주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해봅니다.



선생인 것 같지만 선생이 아닌, 선생이어야 하지만 마지못해 결국엔 선생스러운 학생,

그런 부족한 모습이지만 제 옆에는 함께 발맞추어갈 열일곱명이 있기에 힘차게 한 걸음 내딛을 수 있습니다.


이 여행이 끝날 때쯤 '2017년, 내가 살아온 25년 중 가장 행복했고, 가장 치열했으며, 

가장 풍성하고 의미있었던 내 생에 최고의 해였다' 라는 생각이 들도록 온 힘을 다하겠노라고 한번 더 마음 속으로 다짐해봅니다.


모두 아끼고 사랑합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2017년 4월 8일 출국 하루 전,

하반하세계여행학교 8기 한찬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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